생존과 생명의 차이점

생존과 생명의 차이점 / 이근호 목사

 

 

 

복음 전달자의 고생과 핍박은, 생존 문제에 골몰하고 있는 자들에게 생명을 알리는데 있다. 그들은 생존을 원하고 있지만 하나님은 생명을 원하고 있다. 생존을 원하는 자에게는 생명에 대해서 무관심하게 되고 생명에 관심 있는 자는 생존 문제를 이미 초월하고 있다.

 

성경 전체가 생존에 관해서 말하는 게 아니라 생명에 초점이 맞추어져 기록되어 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왔을 때 숱한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찾아 들었다.생명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네들의 배고픔과 육신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즉 생존하는 기간 동안에 덜 고생하기 위해 예수님의 힘을 사용해 보자는 심보였다. 이것이 바로 생존에 관한 처사였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에게 생명을 소개하셨다. 즉, 생명이란 생존 문제와 무관한 것으로 이 지상에서 죽어도 괜찮은 것입니다 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죽음조차 이기는 생명에 대해서 무관심했다. 오직 눈에 보이는 이 지상의 삶을 절대적인 삶으로 고수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부터 예수님에 대한 오해가 싹튼다. 예수님이 자기를 살리러 온 분이지 아니면 죽이러 온 분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계속 떡을 달라는 자기들에게 예수님은 도망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출애굽 당시 모세와 아론이 히브리인들에게 함께 탈출하기를 설파했지만 히브리인들은, 현 자기의 처지가 모세와 아론 때문에 더욱 더 고통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었다고 이유로 오히려 모세와 아론을 크게 미워하는 경우와 같다(출애굽기 5:20-23).

 

바로의 패역함도 문제가 되긴 되지만 자신의 생존 문제의 노예가 되어 한평생 하나님의 생명과 무관하게 그냥 이대로 살아가려는 히브리인의 종의 근성도 문제이다. 하나님께서 구상하신 한 선민의 나라는, 바로 왕으로 대변되는 생존의 세계에서 늘 압박의 대상이 된 자들에게 일방적인 생명을 주어서 죽음조차 극복한 나라이기를 원하셨다. 죽기가 무서워 일생 동안 매여 사는 마귀의 종들을 그 굴레에서 풀어놓아 주기 위해서 예수님은 오신 것이다(히브리서 2:14-15).

 

생존 문제 때문에 한평생 연연하는 사람들에게 유일한 기쁨의 소식은, 죽어도 괜찮을 만큼의 참 생명의 세계에 흡수시키는 일이다. 그래서 성경 해석은, 무엇이든지 생존 문제와 연관시키는 인간의 죄악성을 고발하고, 선물의 형식으로 생명의 귀함을 크게 드높이는 내용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강단에서 생명이 전파되지 못하고 여전히 생존 문제의 해결책이 대신해서 전파되는 이유가 무얼까? 그것은 강단에 선 설교자 자체가 생명을 위한 순교하겠다는 자세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보다는 설교 행위 그 자체를 통해 생계와 생존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앞서기 때문이다.

 

설교를 듣는 청중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생계 수단이 세상에서 따로 확보되어 있다. 그러나 설교자는 그게 없다. 그러다 보니 성경 귀절 하나 하나 해석할 때마다 자기 생존과 연관 짓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되는 것이다. "내가 이 설교를 하므로 나와 내 가족이 이 교회에서 오랫동안 고정 급여를 수령하는데 얼마나 보탬이 될까?"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생명의 말씀이 터져 나와야 될 자리에서 생존 문제에 계속 집착케 하는 해석이 터져 나오니 자연적으로 생명을 얻기 위해서 온 자들은 교회에 대해서 실망감으로 이탈되게 되고, 남보다 더 풍족한 생존을 추구하는 세속적인 탐욕자들만이 강단 앞에 운집해서 "할렐루야"와 "아멘"으로 장단을 맞출 것이다.

 

만약 강단에서 설교하기를,"나와 같이 십자가 지고 생명을 위해 순교합시다!"라고 설교한다면 그 설교자는 빠른 시간 내에 설교권이 박탈당한다. 박탈시키는 근거는 단 하나 뿐일 것이다. 사람들을 많이 못 모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원치 않는 이유는, 그분께서 생명을 위해 생존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생존의 삶을 살지 말고 생명의 삶을 살 것을 따르는 제자에게 가르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원치도 않고 사랑하지도 않는다면 설교자는 반드시 이점을 지적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본인도 주님이 가신 길로 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