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믿음
역사주의의 폐해 본문
역사주의의 폐해 / 이근호 목사
역사에 대한 관심은 곧 전통에 대한 관심사와 같다. 역사 안에는 인간들의 부지런함이 들어 있다. 숱한 재주꾼들이 온갖 것들을 제조해 내었다. 깡통 같은 것들도 만들고 농구 같은 스포츠를 만들었지만, 국가라는 정치 제도와 행정조직도 만들어 내었다. 인간들의 재롱 잔치는 항상 자기 찬양으로 끝이 난다. 인간들이 역사라는 것을 창안한 시기는 국가가 태동하던 시기였다. 국가라는 큰 덩치는 인간들의 노력의 결정체이다. 여기서부터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그 동안의 재주들을 한 줄로 쭉 이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인간의 노력의 대가는 필연적으로 영광 받아야 마땅하다는 의식이 들어 있다. 역사의 내용은 왕족이나 영웅들의 열전이 주종이다. 그들이야말로 영광을 대표 자격으로 받아야 될 인물들이고 또 존경스러운 자들이기 때문이다.
종교도 마찬가지이다. 종교 조직체는, 인간들의 종교적 노력과 활동의 대가로서 설립되어진다. 인간들은 교회를 통해서 자기 영광을 받고 싶어한다. 자기네들의 노력이 교회라는 가현체로 등장하면서부터 교회 내에 역사가 생겨나고 전통을 세우고 싶어한다. 그 동안 자기네들 종교 노력을 한 줄로 쭉 이어 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감격하고 싶은 것이다.
세상 민족이나 국가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달리 계시가 없기 때문에 그런 자기 역사에 모든 진리를 정립하고자 하지만 교회 같은 경우에는 계시가 엄연히 존재하지 않는가! 성경이 달리 성경이 아니다. 오직 유일무일한 하나님의 계시로 작용하라고 있는 것이 성경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신자로 자처하고 참된 교회라고 자처한다면 관심은 오직 말씀에 두어야 한다. 역사나 전통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자체가 성경에서 얼굴을 돌렸다는 증거이다.
성경이 교회 역사나 교단 역사나 선교 역사를 위하여 존재하는 게 아니다.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 교회나 교단이나 선교 단체가 말씀을 실현하기 위하여 존재한다. 그렇다면 교회나 교단이나 선교 단체는 자신의 단체에 관심 둘게 아니라 과연 지금의 자기 조직이 성경과 일치되는가를 날마다 돌아 봐야 한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보호가 나온다. 그러나 그 보호는 자신들이 세운 교회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에 의해 존재하는 그리스도 몸에 대한 보호이다. 인간들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자기 조직 유지에 대해 하나님 앞에서 엄살을 피운다. 주의 일을 하려는데 큰 시험과 괴로움이 쉴새없이 찾아 든다고 하나님에게 엄포도 놓기도 하고 죽겠다고 엄살도 떨어 본다. 심지어 과연 하나님이 계신지 아니 계신지를 이런 것들을 통해서 테스트하기도 한다. 조직을 생명처럼 사랑한다. 하나님이 이러한 자신들의 행위를 거들어 주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이미 우상화 시도의 첫걸음이다. 여기에서 전통이 주목을 끌고 자기 조직의 역사, 즉 자기 조직의 자존심을 철저히 신격화시킨다. 우상이란 구약적으로 말해서 비약속적 내용물을 말한다. 하나님이 약속하지도 않는 것을 붙들고 있는 자는 하나님의 약속을 기피했다는 이유 때문에 약속에 따라 우상 숭배자로 분류된다. 자기의 종교적 욕망에 얽매여 자기 교회의 전통과 역사와 미래에 관심 있는 자는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를 받는다.
신약에서 하나님이 약속한 것은 그리스도와 그의 몸이다. 그것뿐이다. 그런데 이 몸은 아브라함의 경우를 봐서도 알 수 있듯이 항상 '버림'이 전제된 몸이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으로부터 소명 받을 때 기존의 자신의 것과 자신의 몸을 것을 버림받을 것으로 부름 받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친히 마련한 새로운 약속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신약에 와서 예수님이 주시겠다는 그리스도의 몸에 대한 약속도 결국 이 땅에서 깨져야 될 몸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하나님의 뜻이 이렇다면 인간들도 자기 업적을 추앙하기 위한 역사의 유물들을 남겨 둘 이유도 없고 필요가 없다. 진정 자신이 그리스도 몸에 속해 있다면 이 땅에서 자신이 버려짐을 당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몸의 지상 역사 부분을 지워 버리신다. 교회에는 역사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며 역사 없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성도는 오직 그리스도에게만 소속되면 그것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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